부제 - 매일 여행하듯 살라!
정말 오랜 만이죠? 이제야 다시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재가동을 했나 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 이 시간, 여행 코너부터 입장을 하다니. 저는 태생적으로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인 듯 합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전 정말 알찬 하루를 보냈더니 이 밤, 마음이 꽉찬 듯 뿌듯합니다. 글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 만큼이요.
매일매일이 이렇게 뭔가 알차게 영근 것처럼 느껴지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오늘 하루 일과를 보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을 여행하듯 살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유레카!
"생각없이 살다보면 살아지는 채로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문구인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죠? 회사 생활에, 온갖 가정사에, 인간 관계사에 묶여 정신 없이 살다보니 생각이 없는 삶, 텅빈 삶이 이어지고, 어느새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살아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멈췄습니다. 나를 바쁘게 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를 내려놓고 잠시나마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결심한 거죠. 그 시간이 벌써 한달 가까이 지나고 있는데요. '매일 매일 호모 비아토르의 삶'을 결심한 걸 보면 잠시 멈춘 일,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 나의 삶을, 나의 심장을 짓눌러 왔던 고통의 무게가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해결책을 얻은 듯한 기분입니다. 매일 매일 여행한다는 것이 꼭 진짜 물리적인 '여행'만을 뜻한 건 아닙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또는 운동(저는 바깥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도 할 수 있는 마라톤, 조깅을 주로 즐깁니다)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내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일을 할 때만큼은 바짝 집중해서 일하고, 그 외 시간은 '여행자'의 자세로 산다면 인생이 한결 가벼워지고, 너그러워지고, 훨씬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소무의도 - 6살 어린이도 동행할 수 있는 작은 파라다이스
인도교를 건너 섬을 한바퀴 다 돌면 3.02km쯤 되는 트레킹하기 딱 좋은 섬, 소무의도.
섬에 도착하면 두가지 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에 바짝 힘들었다가 나중에 편안할 것인가(반시계 방향), 혹은 처음은 서서히 워밍업하다 경사로에서 직하강할 것인가(시계 방향), 둘 중 선택하면 됩니다. 취향은 각자의 몫. 이번에 이 길로 갔으면 다음엔 다른 길로 가보면 되쥬~ 뭐가 고민이겠습니까~
저는 오늘 안내자의 평소 경로에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해 봤습니다. 물론 제 옆에는 늘 동행하는 여섯살 짱짱이와 빠빠도 함께였지요.
시작하자마자 소무의도 안에 있는 '안산' 꼭대기를 향해 가파른 길을 올랐습니다. 주로 계단이 조성돼 있어 위험하진 않았는데요, 뒤따라 오는 일행의 숨소리도 시간이 갈수록 가빠지더라고요. 그동안 틈틈히 조깅을 해온 덕분일까요? 아니면 서울에서 가장 높다는 북한산을 올라본 경험 덕분일까요? 오늘따라 숨도 그리 많이 차지 않고 제법 오를 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뒤에 있는 짱짱이도 어른들한테 질새라 바짝 따라붙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안산은 처음에는 조금 가파르긴 해도 정상 높이가 74M 밖에 안되는 낮은 산이었어요. 운동을 전혀 안했던 사람도 몇번 헥헥 거리다 보면 금세 환희를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랍니다. 꼭대기에는 정자가 있는데요. 그곳에 앉아 시원한 바닷 바람을 온몬에 맞으며 오이를 한입 베어물면 얼마나 상쾌하던지요. 높은 산인줄 알고 배며, 참외며, 오이며 바리바리 무겁게 싸갔던 수고가 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정상에서 맛보는 과일 채소 맛은 역시나 꿀맛이네요.
잠시 쉬었다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계단길. 그곳에서 왜 소무의도가 파라다이스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
성가시게 걸리는 것 하나 없이 쫙 펼쳐진 하늘과 바다. 그 앞에 보이는 또 다른 작은 섬, 해녀섬 '해리도'.
특히나 오늘은 동행한 일행이 그동안 와본 중 가장 멋진 풍경이라고 할 정도로 하늘도 한몫을 했어요. 하얀 뭉게구름에 에메랄드빛 하늘이 초록섬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카메라를 갖다 대기만 해도 예술 사진이었습니다. 잠깐의 고생 뒤 만나게 된 이 아름다운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게 느껴졌어요. 계단 따라 쭉 내려오면 옛날 옛적 박정희 대통령도 가끔씩 들러 휴양을 즐겼다는 아담한 해변도 만날 수 있고요(모래사장 해변은 아님).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어 흘렸던 땀을 식힐 수 있는 휴식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답니다. 곳곳이 얼마나 매력적이던지요. 바로 당장 마라톤 동호회 식구들에게 강추라며 자랑을 했더니 오후에 당장 한 가족이 이곳을 찾아와 트래킹을 즐기고 갔더라고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소무의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이 문구가 떠올랐어요. 우리 삶의 여정도 그러겠죠?
고생만 하다 끝나는 인생은 없을 겁니다. 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웃는 순간, 뿌듯한 순간, 고마운 순간은 다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동안 나름 고생했던 저의 삶에도 낙이 오는가 봅니다. 아니 낙이 왔습니다! 다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에요.
'호모 비아토르 라이프',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이유가 생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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